简介
Otis Lim [사생아] – ‘펑크(Funk)’가 시작되는 곳 사람은 누구나 적당한 가면을 쓰고 산다. 가면의 두께도, 색깔도, 심지어는 표면의 질감이나 풍기는 냄새도 다르다. 천 명의 눈 속에 천 개의 세상이 있는 것처럼, 천 명의 얼굴에 천 개의 가면이 있다. 차마 다 설명할 수 없는 우연과 필연의 교차 속 태어난 가면들이 공유하는 단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가면 아래 놓인 진짜 얼굴을 아는 건 자기 나뿐이라는 것. 잠들 때조차 벗지 않는 살갗 같은 가면 아래 나의 얼굴이 있다. 아무도 모르는 그 얼굴이. 오티스림은 두 번째 앨범 [사생아]를 통해 지금껏 줄곧 써온 가면을 바꿔 쓰기로 했다. 그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세상에 드러날 진짜 얼굴에 대한 결연한 각오는 앨범 발매 전 공개된 싱글 ‘(Let me go) Nana’로 어느 정도 전달되었다. 그동안 오티스림을 대표한 노래 ‘우리 집 강아지 귀여워’를 인상적으로 기억하는 이라면 아마 그 충격이 몇 배는 더 클 것이다. 펑크(Funk)와 뽕을 절묘하게 오가는 쫀득한 비트와 목소리는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오티스림의 모습과는 근본부터 다르다. 포근하던 목소리는 습도 높은 끈적함으로, 느긋한 바이브는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밀고 당기기로 치환되었다. ‘너무 갑작스러운 변화가 아닌가’하는 의심에 오티스림은 송충이와 솔잎 비유를 꺼낸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한다’는 그 말 말이다. 앨범 [사생아]를 꽉 채우다 못해 철철 흘러넘치는 모든 건 사실 오티스림이 진짜 하고 싶었던 것, 즉 그의 진짜 얼굴 ‘펑크’다. 적지 않은 사랑과 관심을 받았던 과거의 음악을 어딘가 떳떳하지 못한 족쇄 같았다고까지 말하는 그의 말 앞에 자세를 고쳐 앉는다. 데뷔 싱글 ‘Walkin!’을 발표한 지도 벌써 5년.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할 수 없을 것 같았다는 조급함은 오티스림을 자신의 뿌리 같은 음악 앞으로 데려다 놓았다. 펑카델릭(Funkadelic), 슬라이 앤 더 패밀리 스톤(Sly and the Family Stone),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 프린스(Prince). 10대 오티스림을 사로잡았던 P-훵크(P-Funk, Parliament-Funkadelic)의 전설 같은 이름이 끝없이 흘러나왔다. 지금이 바로 그 때였다. 방향과 태도를 확실히 하자, 다음은 일사천리였다. 펑크의 역사가 보증하는 원초적 기운이 2026년 서울에 불시착한 셈이었다. 속을 채우고 있던 솔직한 것들이 때로는 폭포수처럼, 때로는 고름처럼 쏟아져 나왔다. 앨범을 여는 첫 곡 ‘Plug It In’의 꽤 높은 수위에 살짝 뒷걸음질 치다가도 이어지는 ‘구겨진 베갯잎’의 간지러운 속살거림에 귀가 다시 쫑긋 선다. 피아노 연주와 오티스림의 목소리가 가둘 수 없는 토로처럼 흐르는 ‘요정’과 펑크적 방식으로 스스로를 새로이 규정해 소개하는 ‘Ahh... The Name Is Otis, Baby!’ 사이로 ‘꾀죄죄’의 신축성 좋은 비트와 노랫말이 불쑥 얼굴을 내민다. 앨범의 마지막을 감싸는 건 마치 한 곡처럼 자욱한 공기를 뿜는 ‘의식(자각)하지 못하는 상태’와 ‘That Piano Note’가 만드는 몽환의 얼터너티브다. 진정 발붙이고 살고 싶던 땅을 딛고 선 흥분과 기쁨을 감추지 못한 몸부림이 남긴 구불구불한 자국이 앨범 곳곳에 역력하다. 자칫 넘친 그대로 널브러질 수도 있었던 날 것의 에너지를 정성스레 모아 담은 건 그를 잘 아는 장인들의 손길이다. 앨범의 전체 프로듀싱은 데뷔부터 함께 호흡을 맞춰온 박현태와 힙합, 일렉트로니카, 재즈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개성 넘치는 음악 행보로 촉 빠른 마니아들 사이 이름 높은 omnostereo가 담당했다. 마스터링에는 한국에서 ‘훵’을 가장 잘 다루는 음악가, 나잠 수의 이름이 보인다. 앨범의 머릿곡에 해당하는 ‘Ahh... The Name Is Otis, Baby!’의 공동 작곡과 편곡에는 독자적인 그루브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신세하(Xin Seha)가 함께했고, 같은 곡과 ‘꾀죄죄’의 느낌이 끌고 가는 기타는 연주자이자 싱어송라이터 조정치가 든든한 몫을 해냈다. ‘꾀죄죄’와 ‘의식(자각)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들리는 카우벨(Cowbell)은 김간지의 연주다. 해상도 높은 뮤지션들의 능숙한 솜씨 덕분일까. 유리창을 뿌옇게 만든 자욱한 습기에도 불구하고 앨범을 통해 보는 오티스림의 모습이 그 어느 때보다 선명하다. 음악 생활을 하며 어딘가 확실히 속해 있다는 기분을 한 번도 느낀 적이 없다는 오티스림은 이번 앨범을 시작으로 하고 싶은 일이 아주 많다고 말한다. 자신이 바꿔 쓴 새로운 가면과 그를 통해 한국 펑크의 가능성을 알아보는 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건 아주 기초적인 바람이다. 그는 마침내 제대로 잡은 키를 크게 돌리며, 땀을 흘리며, 희열과 고통 사이 어딘가 위치한 소리를 내지르며, 새롭게 만들어질 ‘신(Scene)’의 도래를 기대한다. 이것은 펑크를 믿는 오티스림이 비밀리에 준비한 자신만만한 아우성이자 풍성한 출사표다. 우린 어쩌면 지금 아주 긴 실험의 시작을 우연히 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 [Credits] Artwork by Frank Dorrey Produced by Otis Lim, omnostereo, 박현태 1. Plug It In Lyrics by Otis Lim, omnostereo Composed by Otis Lim, omnostereo, Matthew Ryu Arranged by Otis Lim, omnostereo Drums & Synth by omnostereo Bass & Guitar by Matthew Ryu Additional Bass by Hyung Vocals by Otis Lim Mixed by omnostereo, 박현태(ihatestudio) Mastered by NahzamSue 2. 구겨진 베갯잎 Lyrics by Otis Lim Composed by Otis Lim, omnostereo, omm.., Matthew Ryu Arranged by Otis Lim, omnostereo Drums & Synth by omnostereo Bass by omm.. Guitar by Matthew Ryu\nVocals by Otis Lim Mixed by omnostereo, 박현태(ihatestudio) Mastered by NahzamSue 3. (Let me go) Nana Lyrics by Otis Lim, omnostereo Composed by Otis Lim, omnostereo, 박현태 Arranged by omnostereo, 박현태 All Instrumental & Additional Vocals by omnostereo Additional Drums & FX by 박현태 Vocals by Otis Lim Mixed by omnostereo, 박현태(ihatestudio) Mastered by NahzamSue 4. Lemonade Lyrics by Otis Lim, omnostereo Composed by Otis Lim, omnostereo Arranged by omnostereo All Instrumental & Additional Vocals by omnostereo Vocals by Otis Lim Mixed by omnostereo, 박현태(ihatestudio) Mastered by NahzamSue 5. 요정 Lyrics by omnostereo Composed by omnostereo Arranged by omnostereo Piano by omnostereo Vocals by Otis Lim Mixed by omnostereo, 박현태(ihatestudio) Mastered by NahzamSue 6. 꾀죄죄 Lyrics by Otis Lim, omnostereo Composed by Otis Lim, omnostereo Arranged by Otis Lim, omnostereo, 박현태 Drums & Bass & Synth by omnostereo Guitar by 조정치 Additional Guitar by 박현태 Cowbell by 김간지 Vocals by Otis Lim Mixed by omnostereo, 박현태(ihatestudio) Mastered by NahzamSue 7. Ahh... The Name Is Otis, Baby! Lyrics by Otis Lim Composed by Otis Lim, Xin Seha Arranged by Xin Seha All Instrumental & Additional Vocals by Xin Seha Guitar by 조정치 Vocals by Otis Lim Instrumental Mixed by Xin Seha Vocal Mixed by omnostereo Mastered by NahzamSue 8. 의식(자각)하지 못하는 상태 Composed by omnostereo Arranged by omnostereo Drums & Bass by omnostereo Cowbell by 김간지 Vocals by Otis Lim Mixed by omnostereo, 박현태(ihatestudio) Mastered by NahzamSue 9. That Piano Note Lyrics by Otis Lim, omnostereo Composed by Otis Lim, omnostereo, 박현태 Arranged by omnostereo, 박현태 All Instrumental by omnostereo Vocals by Otis Lim Mixed by omnostereo, 박현태(ihatestudio) Mastered by NahzamSue Executive Management by Jun Beck Presented by ihatestudio

